북스테이 우아한게으름 

12월 예약~~

느린 시간이 선사하는 평화

집을 리모델링하기로 마음먹고, 머리 속에 집을 지었다가 부수고 다시 짓고 하는 과정을 수 없이 반복하면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집은, 덧붙이고 꾸미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의 본질을 찾아 덜어내고, 덜어내어 결국 남겨진 그 무엇을 담아 온전히 내 삶을 물리적인 실체로 구현해낸 것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정의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삶과 유리된 밥벌이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저에게, 작은집 그리고 마당, 텃밭은 난생처음 느껴보는 실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직육면체의 공중부양 아파트에서의 허공을 부유하던 시간들이 실체로 다가오는 놀라운 체험이었습니다. 느린 시간은 머리로는 알았지만 가슴은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윤동주 시 자화상 속의 내가 애처로왔고,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1번의 슬픔의 서사에 울었고, 민들레, 산수국의 작지만 위대한 생명에의 전략에 감동했습니다. 그 감동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아하게..